지난 7월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도미니카 공화국(관련 기사)'에서 발생한 ASF가 이웃 국가인 '아이티(Haiti)'에서도 첫 확진되었습니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2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국 내 Anse-à-Pitre시 2,500마리 규모의 돼지 사육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해당 농가는 방목(백야드) 사육을 하는 농가로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최근까지 234마리가 폐사했으며, 17일 실험실 검사에서 ASF 양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티 첫 ASF 발생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바이러스 유입 경로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다만, 발생 지역이 도미니카 공화국 국경과 인접해 있어 상호 연관이 있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받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첫 확진 후 불과 두 달 사이 감염지역이 최소 18개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아이티의 ASF 발병으로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미국입니다. 이들 국가와 불과 백여 km 떨어진 거리에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 미국 자치령에서 ASF가 발생한다면 미국 본토의 돼지고기 및 생돈 수출에 중단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미국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아이티로부터의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제품의 반입 여부 단속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 출발 항공기의 쓰레기에 대해서도 적절한 처리 조치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푸에르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의 모든 살아있는 돼지, 돼지 유래물의 본토 유입을 중단하는 연방 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이들 자치령을 '해외 동물질병 보호구역'을 만들기 위한 사전 조치의 일환입니다. OIE로부터 '해외 동물질병 보호구역'으로 인정받으면, 이들 지역에서의 ASF 발병이 본토의 돼지고기 및 생돈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입니다.
미국 USDA는 21일 공식 논평을 통해 "이번 아이티 발생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최근 ASF 상황으로 볼 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며, "ASF가 미국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의 관세국경보호청(CBP) 및 미국 돼지산업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부지런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