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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주 ASF 발생농장 '미신고 판단' 무리수다

가축전염병 신고, 역대급 폭염 날씨에 돼지 식불, 고열, 폐사 등 일상인 현실 감안하고 관련 대책 마련해야

지난 16일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 대해 방역당국이 ‘가축전염병 미신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관련 기사). 

 

 

이에 농장주는 “ASF를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명서를 최근 방역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소명서에 따르면 ASF 증상이 아니라,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한 일시적인 식욕 저하와 스트레스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올해 이른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은 전국의 양돈농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실제 발생 확진 전날인 15일 중앙재해안전 상황실에 따르면 폭염 폐사 신고 폐사두수는 2만7천여 마리(26,748마리, 5.20-7.13).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고두수(4,673마리)보다 5.7배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돼지들이 사료를 먹지 않거나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모습은 전국적으로 흔하게 목격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개체의 이상 증상이나 폐사를 ASF로 판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농장주가 수의사더라도 불가능합니다. 

 

농장주의 설명에 따르면, 14일 도태 모돈과 비육돈을 대상으로 한 출하 전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15일 도태 모돈 외 다른 모돈이 식불 등의 증상을 보여 도태 일정을 연기하였습니다. 이후 일부 폐사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날 파주시와 동물위생시험소 등에 연락을 취해 지속적인 관찰과 함께 검체(혈액)를 미리 준비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16일 정식으로 검체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당일 ASF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이 주장하는 ‘미신고’ 기간은 단 하루 남짓입니다. 과연 이 하루의 간극을 ‘은폐’ 혹은 ‘미신고’로 단정할 수 있을까. 이는 현실과 행정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물론 ASF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이고, 빠른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역 정책은 농가의 현실적인 여건과 당시 상황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매일 수십 마리씩 폐사가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특정 질병을 정확히 구별해 즉시 신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미신고 처벌'은 오히려 농가의 자발적 신고와 협조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때론 무차별적인 신고 남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농장의 대응을 넘어서, 극단적인 폭염이라는 환경 변수 속에서 방역 기준이 얼마나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는가를 되묻는 계기입니다. 정부는 농가가 가축전염병을 조기에 의심하고 과잉 대응할 수 있도록, ‘선의의 신고’를 보장하고 오판에 대한 처벌을 유예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폭염 기간 가축전염병 신고 가이드라인도 필요합니다.

 

방역은 과학과 규정만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농가가 믿고 따를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과 신뢰의 토대 위에서만 지속 가능한 방역체계가 가능할 것입니다. 끝으로 농장주의 하소연을 공유합니다. 

 

"ASF 발생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게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미신고라니요!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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