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1년 10개월 만에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관련 기사). 올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구제역 백신 접종 비발생국 인증'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이번 구제역은 전남 영암에서 발생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남의 경우 역대 첫 발병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벌써부터 발생농장이 구제역 백신 접종을 미흡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남, 특히 영암의 소 사육농가(92.3%)의 경우 지난해 전국 소 사육농가 평균(97.3%)보다 유의적으로 낮은 항체양성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농림축산검역본부 '24년 구제역 혈청예찰 결과).
하지만, 전문가들은 항체양성률 자체가 방어 수준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국민 모두의 상식이 된 '돌파감염'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아무리 잘했다 하더라도 감염될 수 있는게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발생농장의 백신 항체양성률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백신이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해 예방 효과가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O형입니다. 유전형은 분석 중입니다. 조만간 분석 결과 백신의 방어 효과가 인정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구제역 사태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물론 그 전까지 꼼꼼한 백신 접종과 점검이 요구됩니다.
다음은 '이번 영암 발생농장이 실제 첫 발생농장인가'입니다. 이른바 '원발농장'인지 여부입니다. 추가 발생농장이 있는지, 영암 이외 다른 지역에서는 감염사례가 있는지를 신속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8시간 전국적인 스탠드스틸 기간 동안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 및 강화 외에 내 농장의 돼지 등 우제류 동물에 구제역 의심증상(침흘림, 수포 등)이 있는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지자체에 바로 신고를 합니다.

14일 오전 방역당국은 영암군과 인접 7개 시군 전체 우제류 농장(9,216호, 1,157천 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 및 임상검사를 실시하고, 그 외 전국 소·염소 농장 대상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4.1.~4.30.)을 이달 31일까지로 앞당긴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끝으로 '바이러스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유입되었는가'입니다. 현재로선 해외로부터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바이러스의 유입 경로를 알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국경방역에 문제점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여하튼 작금의 사태는 농장방역 미흡 이전에 국경방역이 재차 뚫린 상황입니다.
관련해 지난해 말 중국은 자국 내에서 연달아 3건의 O형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국제사회(WOAH)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이달 초에 추가 발생 사실을 알렸습니다. 유럽에서는 지난 1월 독일에 이어 이달 헝가리에서도 양성사례가 나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