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1년 10개월 만에 우리나라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인 일본과 대만,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도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특히, 일본과 대만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인정하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구제역 비발생국'으로서 더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입니다.

먼저 대만 정부는 같은 날 이같은 소식을 발빠르게 홈페이지를 통해 전달하고 국경방역 강화 지시와 함께 관련 축산시설의 차단방역을 한층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대만 정부는 "오늘 한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검사검역부는 앞으로도 세관, 해양순찰부 및 기타 탐지 부서와 함께 국경을 굳건히 지키고, 모든 산업 단체가 농장의 생물보안(차단방역)을 강화해 대만을 구제역 청정국으로 유지하고 축산물 생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한, "의심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즉각적인 진단과 조치를 위해 현지 동물 전염병 예방 당국에 즉시 통보해야 하며, (중략) 해외에서 대만으로 돌아올 때는 동물 및 식물 제품을 반입하지 말 것"을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한국의 발병 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별도의 홍보자료를 만들어 축산 관련 종사자에게 제공했습니다. 홍보자료에서 "3월 한국에서 1년 10개월 만에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었다"라며, "현재 일본으로 유입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장 내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제한하고, 농장 출입 시에는 전용 신발의복을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며, 반입물품이나 출입하는 차량의 소독을 철저히 할 것" 등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관리자 등을 포함해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국가로의 여행을 자제하고, 이들 국가로부터의 우편물 등 반입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도 우리나라의 구제역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구제역이 확진된 14일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축산박람회(VIV Asia)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당일 한국의 구제역 소식은 행사장 내 빠르게 확산되었고, 한국 관계자에게 관련 상세한 정보를 물어보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15일 22시 기준) 우리나라 구제역은 발생건수가 10건(영암9, 무안1)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지난 16일에는 경기 양주 소재 양돈장에서의 4번째 양성 사례가 나왔습니다. 

한 산업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이후 다른 나라로부터 한국의 축산관계자와 접촉을 자제하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산업관계자는 "어쩌다 우리나라가 주변국으로부터 가축전염병으로 관심을 끄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