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포천의 양돈농장에서 또 다시 ASF가 발생했습니다(관련 기사).
정부는 신속하게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20일 오전 5시부로 경기(철원 포함)와 인천 지역에 48시간 스탠드스틸을 발령하고, 발생농장 돼지 1만 2,842마리에 대해 긴급 살처분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이른바 방역대 농장(80곳)과 역학농장 등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긴급 검사를 실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국 돼지농장에게는 "철저한 농장 소독과 장화 갈아신기, 손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지금까지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대응수준이며, 당부였습니다.
하지만, 한돈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훨씬 더 고조된 분위기입니다. 경기 북부의 경우 양돈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반복적인 이동제한 조치에 지역 도축장 폐업을 먼저 걱정하는 목소리도 확인됩니다.
이번 포천 발생농장은 올해 들어서 벌써 5번째 그리고 3개월 연속 양성사례입니다. 최근 매달 발생농장이 나오고 있는 셈입니다. 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피해가 쌓이고 있습니다.
포천 발생농장의 돼지 사육두수는 약 1만 3천 마리에 달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농장에서 ASF가 확진되었습니다. 방역대 농장 숫자는 80곳(17만 마리)에 달하는 등 대규모 양돈밀집지역에서 ASF 양성사례가 나왔습니다. 아울러 이번에도 표면상 감염멧돼지와 무관한 듯이 보여 감염경로도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한돈산업이 본격적으로 ASF 늪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감염멧돼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상황 종료에 대한 희망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포천 발생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당한 경기 북부의 한 양돈농가는 "앞으로 또 다시 양성농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이동제한 해제 이후가 더 우려스럽다. 이러다 결국 양돈업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예방적 살처분과 이동제한 등 방역 조치에 대해 보다 인내심을 갖고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라는 주장도 확인됩니다.
한 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ASF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장기전 양상이며, 이 과정에서 양성농장 발생은 불가피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살처분은 발생농장만 실시하고, 방역대 설정은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로, 이동제한 기간은 3주 이하로 줄여 농가와 산업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