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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기고] 수입고기 시대, 농업이 다시 순환을 시작해야 할 때

축산환경관리원 경영전략실장 한갑원(경제학 박사)

최근 몇 년간 국내 축산물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약 60.7kg으로, 소고기(14.9kg), 돼지고기(30.6kg), 닭고기(15.2kg)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2015년(47.1kg) 대비 13.6kg, 2020년(53.7kg) 대비 7kg이 늘어난 수치로, 육류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돼지고기는 국민 1인당 소비량이 쌀(55.8kg)의 절반을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소매점 기준 2024년 돼지고기 판매량은 월평균 1,351톤(국내산 802톤, 수입산 549톤)으로, 국내산 비중이 59%에 달한다.

 

하지만 자급률은 품목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2024년 소고기 자급률은 41.9%로, 수입에 절반 이상을 의존하는 구조다. 돼지고기는 72.0%, 닭고기는 83.3%로 국내 생산이 소비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국내산 소고기 생산량은 32만 1천톤, 돼지고기는 113만 2천톤, 닭고기는 61만 8천톤으로 집계된다. 반면, 소고기 수입량은 44만 6천톤, 돼지고기는 45만 2천톤, 닭고기는 18만 4천톤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이처럼 축산물 공급은 품목별로 균형이 맞지 않으며, 특히 소고기는 식량 안보 측면에서 취약하다. 이와 더불어 축산업은 연간 수천만 톤의 가축분뇨를 배출하는데, 이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면 토양·수질 오염, 악취 등 환경문제로 이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경축순환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경축순환농업은 가축분뇨를 퇴비·액비로 전환해 농가에 공급하고, 농가에서 생산된 볏짚 등 부산물을 다시 사료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구조다. 실제로 국내산 조사료 공급량은 2018년 444만 톤에서 2023년 531만 톤으로 증가하는 등, 자원순환 기반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경축순환농업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화학비료와 수입사료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운영비용, 농가 인식 부족, 지역사회 민원 등 장애요인도 많아, 정책적·사회적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지속가능한 농업과 환경보전, 식량 안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경축순환농업이 활성화될 경우,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친환경·저탄소 축산물이 시장에 확대되면, 소비자는 건강과 환경을 함께 고려한 선택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국내산 축산물은 유통기간이 짧아 신선도가 높고, 생산·유통 과정에서 품질과 안전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어 식중독 등 식품 안전 문제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경축순환농업이 활성화되면 농가의 생산비가 줄어들고, 지역 내 자원순환이 이루어지면 축산물 가격의 안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가가 액비를 사용할 경우, 비료 지출 비용이 연 50~100만 원까지 절감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은 축산업에 비해 온실가스, 토지·물 사용,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배양육도 토지와 물 사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생산 과정이 에너지 집약적일 경우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배양육이나 대체육이 환경오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축산업보다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대안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배양육의 경우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이 핵심 과제다.

 

식량자급 실패로 인한 국가 혼란 사례는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1972~1973년 미국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의 흉작과 수출 제한으로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식량 부족과 사회불안이 발생했다. 2007~2008년에는 곡물 가격 급등으로 이집트, 인도네시아, 아이티 등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일부 국가에서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수출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 조치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국내에서도 축산물 자급률이 낮은 품목(특히 소고기)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분쟁이나 무역 장벽,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 시 식량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처럼 축산물 자급률 제고와 경축순환농업, 대체육·배양육 등 다양한 대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식량 안보와 환경 보전을 동시에 실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식량자급 실패는 단순히 음식값 상승을 넘어, 사회적·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제 우리의 선택과 정책이 미래의 식량 체계와 환경, 농가와 소비자의 삶을 바꿀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농업과 환경,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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