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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탐방

[기업가 정신] 돼지가 중요한 만큼 사람에 집중한다

칠봉농장(전남 영암) 이영희 대표 인터뷰

기업의 이윤창출에도 인간 생활의 향상과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창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만이 변화된 다음 세대로 진보해 나갈 수 있습니다. 혁신을 이야기하는 기업가정신으로 국내 양돈산업을 함께 돌아볼 기회가 되고자 합니다. -돼지와사람

 

 

심리학자들은 직원들의 업무에 있어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보상같은 외적 요인보다는 내적 요인에 집중할 것을 주문합니다. 오히려 금전적 보상이 자기효능감과 자기결정력 같은 내적 동기를 약화시킨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국내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내적 동기유발을 유도하기보다는 성과금 제도 같은 외적 요인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내적 동기유발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습니다.

 

 

양돈산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양돈업은 기업화 규모화 되었지만 기술력에 있어서 전문성을 가지는 농장은 기업농을 중심으로 한 소수 농장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내국인 3.7년, 외국인 2.1년의 짧은 근무기간과 잦은 이직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양돈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높은 시설투자비용과 각종 첨담 장비가 무색하게 정작 그것을 운용하는 직원들의 전문성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인력 관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합니다.

 

 

이런 가운데 전남 영암에 위치한 칠봉농장의 이영희 대표에게 의미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힘든 인력 관리에 대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중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이영희 대표에게 들었을 때 '아 그렇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대표는 남편인 강성갑 대표와 함께 1993년 전남 나주시에서 모돈 50두로 양돈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전남 영암군으로 이전하여 현재의 3,000두의 칠봉농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강 대표가 장흥군에 6,000두 규모의 야베스축산을 개축하면서 이후부터 자연스럽게 이 대표가 칠봉농장을 홀로 맡게 되었습니다.

 

딸 둘과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 매일 아침 강 대표는 장흥으로, 본인은 영암으로 출근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수년간 매일매일 일지를 쓰면서 새로운 도전으로 칠봉농장의 변화를 꾀했습니다. 어느날은 분만틀 대신 케이지에 모돈을 넣어 보고, 어느날은 매실을 담가 젖뗀 새끼 돼지들에게 먹여 보기고 하면서 꾸준히 관찰하고 적용해 나갔습니다. 

 

전형적인 꼼꼼하면서도 요령이 없는 원칙주의에 성취지향적인 모습입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성향은 사람 관리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장 기간의 세심한 관찰과 기록으로 얻는 지식은 직원들을 대할때 여유롭게 대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력을 바탕으로 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직원들의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칠봉농장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3명의 직원과 그리고 2세인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장장은 칠봉농장에서만 13년 근무했습니다. 

 

칠봉농장의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줍니다.

 

지난해 2019년 성적은 MSY 25.3두,  WSY 2,887kg로 높은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칠봉농장은 오래된 돈사이지만 MSY 24두 이상을 10년이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칠봉농장은 2011년 전국 축산물 품질평가대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3년에는 전국 축산물품질평가 대상 한돈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농장장이 체중관리를 맡으면서, 농장장은 입이 부르트면서도 일이 있으면 늦은 밤에도 돈사를 찾는다고 이 대표는 귀띔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 대표의 인력 관리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인력 관리에 대한 질문에 "직원들의 경제적 안정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점은 직원들에게 일을 믿고 맡기는 데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변화가 필요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대화하면서 설득한다"라고 답했습니다. 

 

한 예로 이 대표의 개별 관리로 층아리없이 고르게 자라는 새끼 돼지들은 칠봉농장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런데 분만사를 여직원이 전담하면서 새끼 돼지 관리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결과가 같으면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격려합니다. 매일 농장 성적을 수기로 기록하는 덕분입니다. 

 

 

또한 이 대표는 올해 1월 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강덕호 2세에게 일찌감치 농장 경영을 맡겼습니다. 법률적으로 고용승계를 마친 것입니다. 이 대표는 아들이 농장을 맡고 제일 먼저 5톤 트럭 2대 반의 물건을 정리했다고 자랑합니다. 실제로 칠봉농장에는 쓸데없이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안 보일 만큼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만난 2세는 농장을 물려받고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일도 더 재미있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믿고 맡긴다는 말 속에는 두 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믿어 주는 만큼 일하는 직원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이 대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그것 입니다. 수년간 꼼꼼하게 농장에 대한 일지를 수기로 기록하고 공부해 오면서 이 대표는 농장과 돼지에 대해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심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넓은 둔덕에 자리하고 있는 칠봉농장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성적이 좋은 농장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칠봉농장은 시설이나 사육 여건이 녹녹지 않은 오래된 돈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고 10년 이상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사람에 집중하는 데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칠봉농장을 다녀온 후 양돈업은 단순히 돼지를 키우는 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기자에게 양돈업을 물으면 사람을 통하여 돼지를 키워내는 업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돼지는 살아있고 날씨, 환경 그리고 산업 여건까지 모두 변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책임지는 것은 농장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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