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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알쓸신돈

[2017 덴마크 알쓸신돈(10)] 수의사 한스(Hans)가 말하는 포커스 포인트

(주) 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알쓸신돈’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양돈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 돼지와사람]


길어 보였던 명절 연휴가 어느새 끝나고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왔다.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 참 짧기도 하다. 혹시나 흔히들 말하는 '명절 후유증'이라도 생겼다면 쓰레기통에 얼른 던져 버리고 가볍고 좋은 기분으로 한 주를 시작하시길 바란다. 아침 저녁으로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도 돈공(豚公)들도 감기 손님이 들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시기다.




덴마크 알쓸신돈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번째에 접어 들었다. 농장을 들여다 보면 할 얘기가 무한정 나올 것 같은데 아쉽게도 실제 농장은 짧게 둘러 본 것이 전부여서 이제부터는 강의에서 접했던 내용 위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덴마크에서 수의 및 사양관리 컨설팅 전문가 그룹으로 잘 알려져 있는 포커스(http://www.porcus.dk/) 그룹의 수의사인 한스(Hans, 아래 사진의 왼쪽에서 5번째)의 특별 강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 보겠다. 



참고로 포커스(PORCUS) 그룹은 양돈 전문 컨설턴트 10명이 총 720개의 농장을 관리하고 있고 종돈장도 운영하면서 독일, 러시아, 중국 등 10개국에 글로벌 양돈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브라이드가든 농장도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고 한다. 컨설턴트 1명당 담당하는 농장수만 70개(4~6주에 1회 방문) 가 넘는 것도 놀라운데 10 개국에까지 컨설팅을 한다니 어떻게 그 많은 일을 감당하는지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포커스(PORCUS) 그룹은 수의사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질병뿐만 아니라 현장 중심의 컨설팅으로 유명하다. 수의사 한스가 관리했던 농장에서 얻어진 실제 변화의 사례와 그가 중요시하는 관리 포인트를 정리해 보겠다.


1) 켜진 불(조명)도 다시 보자.

그는 1,400 마리의 모돈 농장에서 단지 조명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를 설명해 주었다. 분만율은 90% 이상으로 좋은 편이었지만 평균 산자수가 15.7두에 불과했던(?) 농장에서 18.2두까지 평균 2.5두라는 놀라운 산자수 증가를 만들었던 케이스였다.


아래 사진은 해당 농장에서 조명이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가 교배사의 조도를 측정한 것이다. 덴마크의 표준 매뉴얼에서 권장하는 모돈의 눈 높이에서 최소 200 Lux(룩스), 16시간 이상 보장하라는 기준에 못 미치는 131 Lux를 표시해 주고 있다.




조도는 조명과의 거리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였는데 많은 농장주들이 돼지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관리 사항이기도 하다. 





또한 조명과의 거리뿐만이 아니다. 최근 3개월 이내에 교배사의 조명등을 닦아 준 농장은 과연 몇 %나 될까? 아마도 주기적으로 조명등을 확인하여 고장 난 것을 교체하고 먼지를 닦아 주는 것을 농장 관리 매뉴얼에 포함시켜 두고 실천하는 농장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조명은 대부분 농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매달아놓고서 모돈이 살아있는지 식별만 가능하다면 아무나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농장의 가장 높은 곳에 모시고 있는 신성한(?) 조명에 손을 대려면 때로 목숨을 내 놓아야 할 수도 있다.

조명을 보강한 이후 해당 농장의 산자수 변화를 보면 아래 그래프와 같다. 복당 산자수 2.5두는 PSY 5두 이상에 해당되는 높은 수치이다.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를 해도 학습 이해도와 성적은 제각각 다르다. 겉으로 보면 다 똑같은 돼지를 키우는 것 같지만 그 수준과 깊이는 100인 100색일 것이다.


지금 당장 조도계를 사서 모돈이 누워있는 머리맡 구석구석을 체크해 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얼마나 돈이 들어오는 길목에 높은 고정관념의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있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2) 후보돈의 발정은 유도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농장에서 후보돈을 들여와서 백신 놓고 적당히 교배복수에 맞춰 교배사에다 끌어다 놓고, 발정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종부를 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다행히 발정이 와주면 땡큐이고 그렇지 않으면 후보돈이 시원찮다고 탓하는 경우가 보통 그렇다. 


필자는 이렇게 ‘재수’에 의존하여 후보돈을 관리하는 경우를 솔직히 많이 목격하였다. 우리나라의 돈가가 높은 것이 참 다행이다.


후보돈의 발정을 강하게 유도하기 위해 나는 지금 어떤 관리를 하고 있는지, 더 효과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지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스는 후보돈의 발정이 강하게 오도록 하고 성공적인 첫 교배를 위해 아래와 같은 것들을 강조하였다.

▷후보돈방에는 5~8마리까지 수용하는 것이 좋다.
6개월령까지는 웅돈 접촉없이 후보돈방에서 키운다.
사람과는 친숙해지도록 자주 접촉한다.
6개월 이후에는 매주 금요일마다 해당 주에 발정이 온 개체들을 그룹으로 구분하고 각각을 같은 색깔로 표시한다(아래 표 참조).
6개월 이후에는 이동, 웅돈 접촉, 혼합 사육, 조명 강화, 사료 조절을 통해 발정을 유도해 준다. 이러한 발정 자극과 유도는 후보돈의 발정 주기를 고려하여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루 2번 필히 후보돈의 발정 유무를 체크한다.
230~240일령이 되었을 때 초교배를 시킨다.



위 내용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가? 만일 한 점 의심을 품지 않고 열심히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면 당신은 배움의 자세나 열정은 넘치지만, 돼지를 잘 모른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귤이 회수를 지나면 탱자가 될 수도 있다'는 비유를 자주 한다. 변화된 사육 조건에 따라 어떻게 달리 적용해야 하는지 모르면 동일한 잠재력을 가진 돼지일지라도 엉뚱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다. 

위에서 한스가 보여주는 숫자들은 덴마크에서 만들어진 숫자이지 세계 공통의 진리는 아니다.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다만 우리가 조건에 관계 없이 그대로 따라야 할 숫자가 있을 것이고 달라지는 조건에 따라 합리적인 튜닝(조율)이 필요한 숫자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론의 껍데기에 불과할 수도 있는 숫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라는 포장지에 싸여 있는 알맹이, 즉 원리와 핵심을 제대로 붙잡을 수 있어야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내용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어서 추후 기회가 있을 때 별도로 더 언급해 보기로 하겠다.
 
3) 생시 자돈의 생존 온도를 확보하라.
한스는 생시 자돈의 초유섭취 불량, 압사, 굶주림, 질병 감염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을 '생후 초기 저체온증'에서 찾고 있다.

혹시 최근 본인 농장의 포유자돈 잠자리의 표면온도를 체크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그냥 맨손으로라도 촉진해 본 적이 있다면 매우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이 없다.

아래에 관련 사진들이 여러 장 나온다는 것은 매우 실용적이고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다.


아래의 히팅 패널은 분만을 앞둔 모돈 후구에 별도로 추가 설치해 주는 것으로 이동과 설치가 간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히팅 패널이 없는 경우 일반 보온등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위의 추가 보온등 설치만으로 생시 자돈들의 저체온증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바닥이 따뜻하지 않으면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아무리 보온등을 켜 주었다 하더라도 포개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한스는 자돈들의 잠자리 바닥 온도를 최소 34~36도 이상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자돈들은 34도의 바닥 온도에서 38도일 때보다도 에너지를 50% 이상 더 사용하였고, 이는 초유 섭취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래의 바닥 온도에 따른 생후 자돈들의 직장 온도 변화를 알아보는 시험 결과를 통해 자돈의 적정 체온에 해당하는 38도 수준의 바닥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자돈들의 저체온증을 해소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분만사 시설을 신축하면서 포유자돈의 잠자리에 보일러 설비를 갖추었던 모 농장주가 이전에 비해 몰라보게 달라진 자돈의 상태를 보면서 '앞으로는 생시체중이 약한 허약자돈도 다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엄청난 자신감에 차 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우리는 덴마크의 놀라운 성적에 감동하고 기대에 부푼 나머지 곧이곧대로 그들의 돼지를 사들이고 사양, 환경관리 프로그램을 무늬만 카피해다가 적용하는 어리숙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일찍이 선진 문물을 받아들였다가 보기 좋게 실패를 맛본 사람들은 덴마크는 사육환경이나 직원들의 마인드가 크게 다른 우리나라에는 잘 맞지 않는다며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는 자칭 선각자가 있다.


필자의 눈에는 둘의 경우 모두 실패자이고 선무당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인지 그 이유와 방법을 알아야 귤이 탱자보다 훨씬 달콤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돼지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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