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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알쓸신돈

[2017 덴마크 알쓸신돈 (3)] 덴마크 양돈의 컨트롤 타워, ‘정확한 기록과 투명한 정보 공유 시스템’

(주) 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알쓸신돈’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양돈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 돼지와사람]


벌써 입추를 넘어 처서도 지났으니 앵앵대던 모기 주둥이가 비뚤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숨이 막혔던 돈 공들에겐 마치 '염라대왕'과도 같았던 폭염, 그로 인해 애태웠던 농장 식구들도 이제 “아자!, 아자!”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새로운 가을을 준비해 볼 일이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돈(豚) 이야기, 세 번째 스토리는 지난 번에 살짝 보여드린 Lundegaard 농장(모돈 660두, 2 site 일괄사육) 안으로 한 발짝 좀 더 들어가 볼까 한다.

방역복을 갈아입고 들어간 곳은 작은 사무실… 사무실 벽에 직원 별로 따로 기록이 되어 있는 하루 일과표가 먼저 눈에 띈다. 인건비는 무겁고 이익은 가벼운 덴마크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서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과를 보니 7시에 일을 시작하고 9시부터는 1시간 가량 휴식 시간이다. 12시에는 당연히 점심을 먹겠거니 하면서 혹시나 하여 ‘Kastrerer’라는 덴마크어를 검색해 보았다. 당연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거세’라는 뜻이란다. 헐~ 우리가 맛있게 점심을 먹을 시간에 그 친구들은 ‘거세’를 하는 시간이라니…

달룸 대학의 교육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확인해 본 결과 보통은 12시경에 30분 정도가 점심 시간이라고 한다. 아마도 30분 만에 끝내는 점심이라면 햄버거 정도로 대충 때우고 나서 곧바로 작업하는 듯하다. 오후 3~4시에 퇴근을 하는 나라에서 30분은 우리의 1시간처럼 고도로 집중하고 몰입해서 일하지 않으면 성적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사무실 벽면의 일과표 옆에는 Agrosoft라는 웹 기반의 전산 기록 프로그램이 컴퓨터에서 실행되고 있었고 번식돈을 포함한 전 구간에 액상 급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덴마크 전체 농가의 깨알 같은 성적이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수준으로 취합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전산 기록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Agrosoft와 Cloudfarms라는 두 개의 전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전체 농가의 95% 이상은 매주 농장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전국의 농장 데이터가 취합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전국적인 농가들의 성적 집계를 위해 한돈팜스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아직 매우 미흡한 수준이고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정확하게 자신의 성적을 입력하는 그들과 질적인 차이도 크다.



사료도 자동화된 액상 급이가 일반적이고 보통 부산물을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 크고 돈사 내에서 사료로 인한 먼지나 허실 감소, 사료 급이의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감소 등 다양한 장점이 있었다.

덴마크는 전국적 전산 기록관리 시스템 외에도 또 하나의 강력한 국가적 정보 공유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덴마크의 투명성을 중시하는 국민성도 그렇거니와 농가들도 본인 농장의 성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농장 고유 번호만 입력하면 비밀번호도 없이 개별 농가들의 모든 질병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SPF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덴마크의 국가적 질병 관리 시스템은 이미 46년 전에 시작되어 견고하게 뿌리 내린 강력한 방역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각 농장의 방역 관리 수준에 따라 레드, 블루, 그린 등급으로 구분하여 정기적으로 질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스템에 결과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농장별 질병의 수준에 따라 수의사나 돼지 수송 및 분뇨 차들의 방문 순서도 SPF 시스템을 기초로 결정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투명한 질병 관리 시스템은 양돈 농가뿐만 아니라 덴마크 양돈 농가들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상호 성실한 약속을 기반으로 철저히 지켜지고 있어서 매우 신뢰도가 높고 질병 관리 수준이 낮은 농장으로부터 그보다 높은 수준의 농장으로 질병이 확대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체면이나 남의 이목이 중요하고 농장의 질병 상황이나 살짝 부끄러운 성적이 누군가에게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정서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아주 투명하고 체계적인 질병 관리 시스템을 통해 질병 확산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점은 덴마크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SPF 시스템은 아래 주소를 통해 접속할 수 있고 사진으로 보이는 문서는 농장마다 부여된 고유 코드만 입력하면 아무나 들어가서 출력해 볼 수 있는 보고서의 예시이다.
SPF 시스템 링크 주소 : http://spfsus.dk/en



덴마크가 자랑하는 SPF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설픈 필자의 설명보다는 국내 최고의 현장 수의 전문가이자 유럽의 선진 양돈 국가들을 두루 경험해 보신 ㈜한별팜텍 이승윤 원장께서 얼마 전 기고하였던 내용을 참고하는 것이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고 1] 농장 질병 관리도 시스템이다(상)
[기고 2] 농장 질병 관리도 시스템이다(하)

우리도 양돈 선진국의 건강하고 탄탄한 기초를 보며 그저 부러워하기만 할 게 아니라 머지않은 미래에 덴마크처럼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농가들이 함께 협력하고 상생하여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사례가 만들어질 날을 기대해 본다.



알쓸신돈 첫번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바로가기)를 누르세요.
알쓸신돈 두번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바로가기)를 누르세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돼지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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