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팜(대표 문성철)이 개발 중인 ASF 백신이 필리핀 정부로부터 야외임상시험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국내 품목허가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코미팜은 자사가 필리핀 정부에 제출한 ASF 백신 야외 임상시험 계획이 공식 승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로써 코미팜은 필리핀 내 실험 대상 농장에서 백신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임상시험 승인 절차는 필리핀 농업부(BAI)가 임상시험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고, 식품의약품청(FDA)이 행정적 인허가를 담당하는 체계 하에 이뤄졌습니다. 야외 임상시험 완료 후 성과 보고서를 제출하면, 필리핀 내 백신 사용에 대한 품목 허가가 가능해집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대통령령을 통해 ASF로 인한 양돈산업 피해 회복을 위해 "시험 중인 백신이라도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될 경우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라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코미팜은 이미 국내에서 총 11차례에 걸쳐 미니피그를 비롯해 모돈과 자돈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자돈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근육주사 및 경구투여 후 4주 뒤 야외에서 채취한 야생멧돼지 및 양돈농가 유래 ASF 바이러스를 접종한 결과, 백신 접종군은 모두 생존했고, 비접종 대조군은 모두 폐사했습니다. 이는 백신의 높은 효능을 입증하는 결과로, 관련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에도 게재됐습니다(관련 기사).
모돈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체온 변화, 유·사산 등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고, 동거축 간 감염이나 병원성 복귀 사례도 없었습니다. 임신한 개체들 또한 정상적인 분만을 마쳐 안전성이 확인됐습니다. 이상의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이 투고된 상태입니다.
코미팜 관계자는 “이번 필리핀 정부의 야외 임상시험 승인으로 백신 개발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대규모 공급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를 대비해 사전 생산 및 유통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관련 기사). 내용 중에는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자료를 인정해 그동안 가축전염병 발생 우려 등으로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어려웠던 ASF 등 고위험병원체에 대한 백신 개발을 촉진한다는 방침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번 코미팜의 필리핀 야외임상시험이 성공할 경우 국내 허가 절차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